진도에서 태어나 광주로 유학 온 이야기, 성인이 되어 광주5.18을 겪은 이야기, 노년이 되어 장애인의 삶을 살게 된 엄마의 이야기.
Review <양림동 소녀>는 카메라를 든 아들과 어머니의 짧은 대화를 지나 어머니가 직접 그린 그림책 속으로 들어간다. 이야기는 진도에서 출발해 광주에서 보낸 학창 시절, 성인으로 경험한 시대의 아픔을 지나, 신체장애와 함께 살아가게 된 노년까지 이어진다. 침대에 누운 아이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모처럼 차분한 ‘양림동 소녀’ 임영희 씨의 목소리를 넋 놓고 따라가다 보면, 영화 속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던 작가와 사상가의 이름, 역사적 사건의 순간을 만나게 된다. 아들 오재형은 그가 직접 연주한 포근한 피아노 선율과 함께, 어머니의 이야기에게 영화라는 자리를 내어준다. 그림체와 음악의 편안함을 지나 아픈 역사와 사회적 차별에 대한 뜨거운 증언이 이어진다. <양림동 소녀>는 그렇게 소녀, 어머니, 혹은 할머니라는 단어를 지나 개인의 삶에 담긴 역사와 존엄을 관객에게 체험시킨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태현
연출의도
영화감독이라면 부모의 생애를 영상으로 기록하고싶은 욕망을 숙제처럼 지니고 있다. 모든 어머니들이 그렇듯 엄마도 파란만장한 생을 살아왔고, 여러 의미에서 생존자다. 어느 날 엄마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삐뚤삐뚤한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이때다 싶어서 간단한 인터뷰를 한 후에 영상으로 옮겨보았다. 귀여운 그림체로 전달하는 엄마의 생애구술사 애니메이션.
감독작품경력
오재형
[양림동 소녀](2022)
[피아노 프리즘](2021)
[보이지 않는 도시들](2021)
[모스크바 닭도리탕](2019)
[보이지 않는 도시](2018)
[봄날](2018)
[블라인드 필름](2016)
[덩어리](2016)
[강정 오이군](2015)
[쇼팽이미지에튀드](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