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공학과 대학원생인 용준은 콘크리트 공시체를 양생하는 수조 속에서 잊고 있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Review 토목공학과 대학원생 용준은 물속에서 콘크리트를 굳히는 방법인 수중양생에 대한 논문을 쓴다. 용준은 실험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다. 기억은 그를 수영장으로, 빗속으로,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한 바다로 데려간다. <수중양생>은 커다란 사건들로 이어지지 않는다. 물에서 비롯된 기억의 이미지와, 그에 영향을 받는 현재의 용준을 천천히 바라본다. 물속에서 단단하게 굳어가는 콘크리트는 기억 속에 침잠하는 한 사람의 모습과 닮아있다. 둘을 이어내는 메타포 또한 매력적이지만, 인물의 머릿속으로 흘러 다니는 고민과 헤맴의 순간을 기록하는 느릿한 카메라가 매력적이다. “조급해하지 말라”는 대사와 공명하는 믿음직한 영화의 만듦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