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일부 북부 아키타 지역의 조선인 강제동원자를 기억하기 위해 40년이 넘는 세월을 고군분투해온 두 사람의 이야기다.
전후 일본의 경제성장과 탁월한 능력으로 사업가로 성공한 재일교포 하정웅,
일본 북부 아키타 지방에서 공동체 문화마을을 일궈온 일본 비주류 사학자 차타니 쥬로쿠.
다자와 호수에 세워진 히메관음상의 비밀을 풀고 조선인 강제징용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80세가 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Review 무연고자의 무덤에 음식을 바치고, 참배 하는 이들의 마음은 무엇일까. 장장 40여년의 시간 동안 그들의 무덤을 쓸어주고,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본의 역사학자 차타니 쥬로쿠와 재일교포 하정웅은 일본 아키타 지역에 동원되었던 조선인 강제 노동자들을 기억하고, 희생된 피해자들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은 일본 제국주의 전쟁의 역사가 현재에까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를 따져서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의 죽음은 현재와 무관하지 않다.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국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한 것은 2021년이다. 전쟁 범죄 자체를 부정하는 일본 정부는 물론이고, 한국 정부까지도 피해자들을 보듬어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와 현재의 피해자들은 애도하는 이들을 통해 연결되고, 위로 받는다. 분노하고, 알리고, 애도하는 일련의 과정은 결국 우리로 하여금 과거를 직시하게 하고 우리를 올바른 미래로 안내한다. 이들의 노력은 과거와 현재를 보듬는 과정이자 우리가 살아야 할 미래의 길을 지어나가는 과정이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임다연
연출의도
현재 일본 보수 정부와 극우 세력은 과거 전쟁 범죄에 대해 부정하며 전쟁 가능 국가를 향한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한국 정부 또한 경제발전으로 바쁘다는 핑계 아래 강제동원자들을 소홀히 대하고 가난과 편견 속에 방치함으로써 그들에게 또 다른 시련을 안겼다. 이런 상황에서 반평생을 일본 아키타지방의 잊혀진 강제동원자를 추모하기 위해 노력해온 80대 재일교포와 일본인 역사학자 두 노인을 기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