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여행 블로그 속에서 자신의 사진을 발견한 수영.
그곳에는 2년 전 만난 여행자 소피가 한국에서 머문 나흘의 기록이 있다.
수영은 소피의 일기를 통해 최악의 시기를 버티던 남편 종구와의 일상을 새롭게 바라본다.
그때는 알 수 없었던 감정과 사실이 이해될, 것도 같다.
소피가 써 내려간 세계 속에서 다투고 울고 웃었던 우리는 어떤 마음을 남겼을까?
2022년 봄에서 2020년 가을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상으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Review <소피의 세계>는 여행객 소피가 수영과 종구의 집에서 지낸 4일을 그린 영화다. 소피는 주인공 부부의 집에 묵으면서 겪은 일을 기록해두었고, 2년이 지난 후 수영이 기록을 발견하며 다시금 그 시간 속을 거닐어본다. 분명 자신이 걸어왔던 시간인데 여행객이 된 것처럼 익숙한 듯 낯설다. 최악의 날들인 것 같았던 시절 속에도 소소한 웃음과 따뜻한 우연이 있었다. 같은 공간에서도 서 있는 위치를 옮겨 보면 다른 풍경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련도 운명적 만남도 원래 있던 곳에서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모양을 바꿔 간다. 2년 전 소피 또한 과거의 기억을 간직한 채 누군가를 찾아갔지만, 내가 알던 바로 '그' 사람은 거기에 없었다. <소피의 세계>는 그것이 모두 무의미하다 말하는 대신, 우리의 시간이 겹겹이 쌓이고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여행자의 시선으로 과거의 시간을 산책해보는 영화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진하
연출의도
예전에 일어난 일들이 사소한 무엇 때문에 다시 기억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기억을 여러 번 바라보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게 갑작스레 전과는 다르게 보일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생각이나 마음의 상태가 그것을 달리 보이게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그러한 변화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감흥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무언가를 새로 알게 된 것 같은 느낌과 함께요. 그것이 우리의 착시에 불과할 때가 실은 더 많지만, 아주 가끔은 운 좋게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찾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과정이 <소피의 세계>를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