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여아 선별 낙태 생존자인 나는 1930년에 일찍 죽은, 1990년에 태어나지 못한, 2050년에 다시 태어난 여성을 상상한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여성혐오적 미신과 국가 차원의 재생산권 규제를 교차하며 어떻게 몸과 자아에 억압이 나타나는지 점검한다. 시간은 하나로 합쳐지고 반복된다. 과거의 사건은 현재로 튀어나와 번쩍이고, 현재와 미래를 바꾼다.
연출의도
나의 ‘태어나지 않음’, (un)borness는 물리적으로 태어났지만, 사회가 원하는 대로는 태어나지 못한 상태에 대한 시적 표현이다. 이 영화는 백말띠의 속성을 체화하고자 하는 나의 분투이자, 이해 너머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나의 모국어엔 없는 영어의 현재완료 시제를 통해 시간의 균열과 순환을 명상하고, 국가 사이를 횡단하는 여성의 몸에 대한 규제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