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곳에 속하지만 속하지 않는다. 어딘가에 명목상 속해 있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은 것 같은 기분. 우리는 여기 이곳에 살면서 소속감과 소외감을 동시에 느낀다.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이런 기분은 좀더 자주 찾아온다.
갑자기 일하던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고(<보라보라>), 허물없이 지내던 동료 상인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고(<갈매기>), 학력차별이라는 굴레에서 좌절하고(<거북이가 죽었다>), 열심히 일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퇴직금>), 구조조정을 당한 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또 다시 경쟁하고(<역량향상교육>), 부동산을 운영하면서도 마을의 이방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어나더타운>). 사회가 만들어낸 테두리 안에 속하지 못하고 떠도는 영화 속의 인물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사랑하면서도 미워하는 양가적인 마음에 고뇌한다.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공동체에 맞서 싸우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순응하기도 하고, 천천히 자신이 놓인 위치를 바라보기도 하는 이들은 반드시 사회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