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인디그라운드 X 리버스] 맴도는 마음, 마주한 질문 - 인디그라운드 2024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이강희·장주은·김건희·김로사 | 2024.12.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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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스크랩은 기사의 일부 내용만 발췌하였습니다. 전문은 하단의 링크에서 확인해 주세요. 맴도는 마음, 마주한 질문 인디그라운드 2024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이강희·장주은·김건희·김로사 글 손시내 사진 이영진
Q. 인디그라운드 독립영화 라이브러리는 작품의 유통, 배급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각자 찾은 선정의 의미가 있을 텐데. 김로사 영화를 더 많은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늘 있으니까, 그런 계기가 생긴 게 기쁘다. 이강희 나도 영화를 공개할 수 있는 창구가 정해져 있다는 것 때문에 힘들었다. 영화에 담긴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었으니까. 어쨌거나 하나의 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 유통지원금이 있는 것도 좋았다. 다른 일을 하며 영화를 만들다 보니, 제작비를 알아서 충당해야 했고 내 인건비도 책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러면 안 된다는 조언을 들었다.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영화를 만든 건 아니지만, 계속하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이번 계기로 다음을 생각할 수 있게 됐다. 김건희 이전 단편 작업을 했을 땐 영화제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장편을 해보니까 되게 개봉하고 싶더라. 그러려면 이것저것 해야 할 게 많은데, 너무 지쳐있었고 엄두가 안 나서 마음을 접었다. <여공의 밤>은 작년 10월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프리미어를 한 이후 1년 정도 상영했다.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영화를 어디서 다시 볼 수 있냐는 거였다. 심지어 지인마저도 영화제 상영 시간을 맞추지 못해 영화를 보기 어려웠다. 이번에 선정되면서 의미가 있었던 건 온라인으로 볼 수 있게 됐다는 거였다. 장주은 독립영화 라이브러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다. 또 상영하는 줄 알고 영화에 등장하는 유가족 부모님들한테 언제 말씀드리는 게 좋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영화제 상영을 하며 계속 동행했는데, 멀리서 시간을 내어 오시는 게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잖나. 물론 그분들은 영화가 계속 상영되는 게 좋다고 말씀해 주신다. 일반 관객들과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다고. 이번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안심했다. Q. 관객을 만난다는 건 영화를 통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일이라는 걸 새삼 생각하게 된다. 이강희 감독은 결혼 제도와 가족의 의미를 탐색하는 <모든 가족은 퀴어하다>를 만들었다. 나눌 이야기가 끝도 없을 주제다. 이강희 당시 삶의 가장 큰 화두가 결혼이었는데, 우연히 주변 친구들도 그랬다. 어떤 친구들은 헤테로 결혼을 해서 정말 제도 안으로 들어갔고, 어떤 친구들은 나처럼 결혼에 실패했다고 느꼈다. 어쩌다보니 다양한 상황에 놓인 친구가 많았던 거다. 그런데 하고 있는 고민을 들여다보니 다들 비슷한 물음에서 시작하더라. 결혼이 뭘까? 왜 할까? 그런데 그에 대한 답이 다 다른 게 너무 신기했다. 친구들 각자의 개인사도 재밌었고. 그래서 결혼으로 인해 생겨나는 가족에 대해 더 다뤄보게 됐고, 그러다 나의 원가족 이야기도 담게 됐다. Q. 아버지의 모습을 기록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을까? 아버지를 바라보는 감독의 모습도 종종 등장한다. 김로사 엔딩 크레딧에서 아버지한테 쓴 편지를 낭독한다. 거기도 있는 말이지만, 아버지는 내게 풀고 풀어도 풀리지 않는 이야기다. 정말 잘 모르겠다.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한데, 그렇게 바라보는 것도 싫다. 멋진 분이니까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내가 아버지를 동정하나 싶어서 죄책감도 있었다. 그런 감정을 정립하고 싶다는 생각을 머리가 조금 컸을 때부터 내내 해왔다. 에세이든 소설이든 뭔가를 쓰려고 하면 항상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면서 내가 이걸 계속 풀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았던 것 같다. 그걸 정리하고 싶었고, 그에 대해 기록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Q. 다른 분들은 본인이 왜 다큐멘터리의 방식으로 주제에 접근하고 작품을 완성하게 됐다고 보나. 이강희 친구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고, 자기 얼굴을 보여주고 목소리를 내면서 말하는 걸 너무 담고 싶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나이기를 바랐다. 그래서 편집할 때 되게 어려웠다. 말했듯 내가 친구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다뤄도 되나 계속 고민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완성했고, 친구들도 다행히 잘 받아들여 줬다. 김건희 고등학생 때 이명박 정권이었고 광우병 파동이 있었다. 그런 것을 포함해서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그게 자연스럽게 다큐멘터리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후에는 학교에 진학해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재개발이 너무 많이 일어났다. 공간은 집약적인 기억을 담고 있다. 그게 한꺼번에 사라지는 게 계속 마음에 남더라. 내가 나고 자란 영등포를 중심으로, 공간에 대한 영화를 찍어왔다. 장주은 <여공의 밤>은 그러한 관심사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궁금하다. 김건희 영등포 지역에서 식민지 시기에 강제 동원됐던 여성 노무자분들의 이야기, 그들의 삶과 영등포의 변화를 엮었다. 장주은 나도 김로사 감독님처럼 다큐멘터리 작업은 처음이다. 이전에는 영화과를 다니며 극영화를 만들었고, 그 시스템에 너무 치이고 지쳐서 영화를 그만하고 싶었다. 그러다 <남쪽 항구에는 여전히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를 만들게 됐다. 나 역시 혼자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 원문 보기 : http://reversemedia.co.kr/article/8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