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여름, 가혜는 동생 광현이 반장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친구 강섭과 함께 오토바이를 훔쳐 팔아 광현의 방학식 날 햄버거를 사 주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Review 영화 속 인물들은 계속해서 엇나간다. 누구보다 동생 광현을 애틋하게 생각하는 가혜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훔쳐서 마련한 돈으로 동생을 먹이고, 입힌다. 광현은 훔친 돈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자신의 처지를 외면하지도, 누나의 마음을 거절하지도 못하고 애매한 태도를 유지한다. 그래서 그들의 마음은 엇나간다. 이들은 마음 놓고 사랑을 표현하고, 고마움을 말하기보다 서로에게 벽을 치고 숨기기 급급하다. 이들의 불협화음은 이러한 마음과 행동의 괴리에서 발생한다. 친구들과 함께 할 때 역시 마찬가지이다. 가벼운 장난과 도둑질을 넘나드는 가현의 친구들 사이에서 가현은 분절된 화면으로 묘사되고, 광현은 친구에게 담담한 얼굴로 심한 욕설을 내뱉는다. 그럼에도 적당히 타협하고 어우러지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불협화음을 막연히 나쁜 것이라고만 말하지 않는다. 투닥거리면서도 오토바이를 함께 타고, 서로의 말에 꼬박꼬박 답하는 남매의 모습은 여전히 정겹다. 영화는 학원을 제대로 다니겠다는 강섭과 문을 닫은 매점의 모습을 통해 남매의 불협화음을 완화할 여지를 열어놓는다. 외적인 문제로 급급해 틀어질 수 밖에 없었던 남매의 화음은 밖에서부터 올곧아지는 환경으로 조화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임다연
연출의도
한국적인 이야기로 변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아가 그들의 성장을 동정 없이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