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의 대학원생 정안은 어느 날, 선애 누나의 전화를 받는다. 선애는 엄마 친구의 딸로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며 알고 지냈다. 5년 만에 연락한 선애는 이혼을 했다며 전남편과 함께 살던 빌라가 팔릴 때까지, 정안에게 집을 봐달라고 부탁한다.
정안은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에 다니며 인생의 유예기간을 갖던 중이라 선애의 제안을 반갑게 여긴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연인 지원과 단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들여 꾸민 아늑한 선애의 집에서 정안과 지원은 마치 진짜 부부인 양 생활하며 서로에 대한 감정을 키워 나간다. 그리고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 그들의 부모와 무슨 연유인지 몰라도 이 집을 떠나간 선애 부부를 생각하며, 언젠가는 찾아올 이별의 순간을 생각하게 된다.
Review 정안은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을 다니며 인생의 숙려기간을 갖고 있다. 그런 정안에게 어느 날 친한 누나인 선애가 연락해온다. 선애는 이혼을 하게 됐다며, 정안에게 이혼 숙려기간 동안 팔리지 않은 집의 관리를 맡긴다. 선애 덕에 얻게 된 빈집에서의 한 달은 나쁘지 않다. 그토록 바라던 나만의 공간이다. 정안은 화분에 물도 주고 청소도 하며 집을 관리한다. 뿐만 아니라 연인 지원과의 둘만의 공간도 생겼다. 둘은 오직 둘뿐인 집에서 사랑을 키워나간다. 정안과 지원은 드디어 원하던 연애를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냥 행복하지 않다. 특별한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데도 말이다. 정안과 지원은 여전히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연인이지만, 선애부부가 떠나간 빈 집에서 어딘가 불행해진다. 서로의 고통과 속사정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닥쳐오지 않은 미래를 감당할 수 있을지 괴로워한다. 햇살이 따스하게 들어오는 소파에 누운 정안과 지완은 집을 떠난 선애부부의 이야기를 상상한다. 그 사람들은 어쩌다 헤어지게 됐을까? 어쩌면 우리도…
*관객기자단[인디즈]_안민정
연출의도
사랑이 떠나가 버린 집에 누워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 연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사랑이 찾아오고 떠나갔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연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설렘과 공유의 기쁨, 동시에 쓸쓸함과 고독, 이 모든 다채로운 감정을 영화에 잘 담아 전달하고 싶습니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9회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2022)
감독작품경력
[내일의 연인들](2021)
[시인의 사랑](2017)
[보청기](2013)
[지나갈 어느 날](2007)
[그 여행](2004)
[웃고 있습니까?](2003)
[학교에 가지 않은 하루](2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