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단편영화를 연출한 ‘소이’(27, 여)는 일일 아르바이트로 영화 현장에 슬레이트를 치러 간다. 그 곳에서 자신이 연출했던 단편영화의 배우이자, 연인이었던 ‘경민’(27,여)이 해당 영화의 배우라는 사실 을 알게 되고 황급히 ‘경민’을 피해보려 애쓰지만, 슬레이터가 배우를 피할 수 있을 리 없다.
Review 슬레이터 일을 하러 간 소이는 외장하드 속에 묻어두었던 전 여자친구 경민과 촬영 현장에서 마주친다. 소이는 어떻게든 경민을 피해 보려 하지만 예고도, 피할 곳도, 미룰 수도 없을 때 과거의 흔적이 툭, 튀어나온다.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들은 왜 지나고 보면 다 부끄러운가. 애정을 가누지 못해 뱉었던 말이고 남겼던 장면들인데 어느새 기억 속에 묻어두고 싶은 '흑역사'가 된다. 소이는 아무 데서도 상영되지 않은 영화를 없는 영화처럼 대하려 한다. 그때는 있었고 지금은 사라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것을 부끄러워하는 일이다. 지금 나에게 있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은 그렇게 소중한 것이 아니었다는 식의 자기 합리화. 그러나 가만 꺼내어보면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일은 사실 무척 빛나는 일이다. 최선을 다해 발신했던 사랑에 원하는 응답이 돌아오지 않았을지라도, 영화를 함께 만들었던 일을 소이와 경민은 기억하고 있다. 과거의 사랑이 꼭 무엇이 되지 못했어도 괜찮았다고, 가만 다독여주는 영화를 사실은 기다려왔던 건지도 모르겠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진하
연출의도
영화를 사랑하지만 스스로 영화인이라 명명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16회 대한민국 대학생 영화제(2021)
제22회 한국퀴어영화제(2022)
제1회 대청호가 그린 영화제(2021)
제1회 뉴웨이브 영화제(2021)
제3회 구지 독립영화제(2021)